최근 몇 년 사이, 한반도의 날씨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습니다.
9월의 폭염, 11월의 폭설, 사상 최장 열대야, 국지적 폭우… 이제는 더 이상 ‘이례적인 날씨’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.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인 기압 변화나 국지적 현상이 아닌,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진단합니다.
🌧 극단적 비, 한반도의 ‘뉴노멀’
예전의 장마는 길고 지루하게 전국에 비를 뿌렸지만, 요즘은 양상이 다릅니다.
짧은 시간, 좁은 지역에 엄청난 비가 퍼붓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늘어났습니다.
-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: 과거에는 20년 동안 5번밖에 없던 수준이었지만, 최근 몇 년 새 여러 지역에서 관측
- 1977~1996년: 5회
- 2023년 여름: 16개 지역에서 기록
이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온난화로 인한 대기 중 수증기 증가입니다.
기온이 1℃ 오르면 대기는 약 7%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되고, 이는 강한 비를 내릴 확률을 높입니다. 중국 동부·일본 서부·한반도에서 나타나는 극한 강수 현상 역시 이러한 배경 위에 국지적 기상 요인이 더해진 결과입니다.
🌡 달라진 더위… 밤에도 쉬지 않는다
온난화가 만들어낸 또 다른 변화는 열대야의 급증입니다.
열대야란 밤 최저기온이 25℃ 이상 유지되는 날을 말하는데, 수증기는 강력한 온실가스라 밤에도 지구가 식지 못하게 합니다.
- 2023년: 열대야 평균 24.5일 (평년의 3.7배)
- 2024년 7월: 수도권 열대야 11.7일 기록
- 서울 용산구: 밤에도 30℃ 이상
낮의 더위 역시 변했습니다. 과거 ‘대프리카’로 불리던 대구·경북만 덥던 시절은 지났고, 이제는 해안 지역까지 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. 특히 습도가 높아져 ‘습윤 폭염’이 잦아지면서 체감온도가 높아지고, 건강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.
⚠ 복합재해의 시대
더위와 폭우가 동시에 찾아오거나, 폭우 뒤에도 더위가 계속되는 등 서로 다른 재해가 겹치는 현상도 늘어났습니다.
예전에는 보기 드물었던 폭우+열대야, 폭우+폭염 같은 조합이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.
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강력한 기상재해와 복합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합니다.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·중장기적 대책이 연계된 기후 적응정책이 필요합니다.
💡 마무리
이제 한반도의 날씨는 과거와 같지 않습니다.
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,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. 앞으로의 여름과 겨울, 그리고 그 사이의 계절까지도 ‘낯선 날씨’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.